아침에 일어나서 창밖을 바라봤습니다. 역시 바닷가 호텔은 다르군요. 앞으로도 가끔 바다 쪽으로 숙소를 잡고 놀러 와야겠습니다.
조식 시간이 6시~10시까지라길래, 8시 조금 지난 시간에 내려갔습니다. 음식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인데, 이건 요새 점점 미국 호텔들의 조식 퀄리티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한 것이지, 5년 전에 비하면 여전히 처참한 수준 같습니다. 아무래도 물가가 올랐으니 이런 식당 운영비용을 아끼는 게 맞긴 하겠지만, 그 풍요로웠던 미국의 맛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서 아쉽네요.
다행히 저도 흐름에 맞게 아침 식사량을 줄이고 있기 때문에, 개인과 사회문화가 서로 적응을 해가는 것 같습니다.
발 담그러 가즈아~
이후에는 호텔 앞의 해변으로 향했습니다. 1층으로 내려가면 해변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기 때문에 접근성은 아주 좋습니다. 바다에 발도 담가보고, 아주 상쾌한 아침이었습니다. 다만 비가 간헐적으로 오고 있어서, 예상 대비 절반 정도만 거닐다가 호텔로 돌아왔는데도 옷이 흠뻑 젖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틀어 빠르게 건조를 시킨 후, 11시 체크아웃에 맞춰서 짐을 싸서 나왔습니다.
체크아웃 후에는, 원래는 Beach Access를 통해 차를 탄 상태에서 해변 위에서 직접 운전 해 보려고 했는데, 비가 계속 간헐적으로 오고, 밀물인지 모래사장 면적도 많이 줄어든 상태라서, 어지간한 위치들에서 Access는 전부 막아두었더라고요. 그래서 포기하고 바로 Daytona Beach Main Street Pier로 향했습니다.
월미도인가? Daytona Beach Main Street Pier
이곳이 우리로 치면 월미도 테마파크 같은 곳이 아닐까 싶은데요, 특히나 놀이기구도 몇 개 보이긴 했습니다. 다만 해산물 가게가 널려있는 월미도와는 달리, 이곳은 낚시꾼들이 곳곳에 보였고, 해산물 레스토랑도 있기는 합니다만, 이들의 전통음식인 피자와 햄버거 핫도그 집이 더 많아 보이더군요. 역시 나라마다 특색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곳의 주차 요금은 시간과 관계없이 1일 20달러이기에, 본전을 뽑으려고 이 일대를 열심히 걸어 다니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갑자기 여행 종착지가 된 Ponce de Leon Inlet Lighthouse & Museum
다음으로는 Ponce de Leon Inlet Lighthouse & Museum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등대가 메인인 것 같아서, 표를 살 때도 ‘박물관 표 하나 주세요~’ 이랬는데, 보니까 이 등대 포함 박물관 말고도 다른 박물관도 있던 것 같았습니다. 사전 조사를 더 잘하고 왔다면 콤보로 다른 박물관까지 볼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왔으니 가장 중요한 등대에 올라가야겠죠. 등대 높이가 그렇게까지 높지는 않았지만, 각 계단의 높이가 높고, 특히나 비가 내리다 보니 이전 관람객들의 신발에 묻어있던 물기가 계단에 그대로 남아있어서, 더 조심히 오르고/내리고 했던 것 같습니다.
일전에 갔던 Jupiter도 그렇지만, 플로리다 동해안에서는 과거 등대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경치만 본다면 Jupiter Inlet이 더 나은 것 같네요.
그래도 이 Ponce Inlet의 경우에는 박물관식으로 여러 가지 구조본부나 생활관들을 밀집시켜 놓고, 특히나 등대 내부의 램프나 랜턴 구조에 대해서도 상세 해부하여 전시해 놓았기 때문에, 이곳만의 매력도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급작스런 마무리
그 후에는 사실 Lighthouse Point Park도 가려고 했는데요, 차를 끌고 가보니 입장료가 10달러를 받는 것도 그렇고, 혼자 왔는데 매표점원한테 혼자 온 걸 좀 들키고 싶지 않아서… 바로 차를 돌려 나갔습니다. 두 명 이상 같이 왔으면 금액 부담도 줄고, 용기도 생겨서 아마 보고 갔을 것 같긴 한데… 뭐 이미 Daytona Beach Main Street Pier에서 비슷한 구조를 보기도 했으니, 괜히 내키지 않는 곳 더 억지로 갈 필요 없이 회군했습니다.
외부 테이블이 있는 로컬 식당도 하나 찾아놓긴 했는데… 비가 오르락내리락 해서 아예 실내 식당을 즉석에서 찾은 후, 귀가 중에 들리려 했습니다. 그런데 또 이곳은 얼마나 맛집인지 사람이 바글바글하더군요. 저처럼 내향형 사람한테는 어울리지 않는 식당인 것 같아서, 마찬가지로 일단 집 근처에서 먹기로 하고 3시간 조금 넘는 귀갓길에 올랐습니다. 이때가 대략 1시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섭섭하지 않게 스콜이 저의 귀갓길을 함께하네요. 하하
일요일 오후부터 잠들기 전까지. 남은 주말을 마무리
결국 집 근처에 와서는 Five Guys에 갔는데요, 평소보다 감자튀김을 하나 사이즈 업그레이드해서 Regular로 시켰는데도, 거의 다 먹었습니다. 생각보다 에너지를 많이 썼던 것 같습니다. 이후에는 장까지 보고 5시 조금 넘는 시간에 집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까먹기 전에 글을 써 놓으려고 했는데, 많이 먹은 늦은 점심의 영향인지, 아니면 열심히 돌아다닌 것에 대한 반동인지, 침대에 잠깐 누웠는데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네요. 그렇게 늦은 밤이었지만 기억을 복기하며 이렇게 글을 완료했습니다.
제가 원래 엄청 계획적인 성격인데, 이번 1박 2일 여행은 그래도 즉흥적으로 계획해서 다녀왔습니다. 차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커버가 된 일정들이 많았지만, 반대로 혼자 움직이다 보니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격려해 줄 사람이 없어서, 한 발짝 더 움직이면 되는 목표물에 도달하지 못하고 그냥 온 것도 몇 가지 있었네요. 이래서 혼자보다는, 최소한 2명이 같이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인생이 제 뜻대로 되지는 않을 터이니 혼자 또 여행을 가게 되더라도 받아들여야 하겠지만요…
이상으로, 또 한 번 플로리다의 숨어있는 명소들을 다녀온 9월 3주 차(미국은 일요일이 한 주의 첫 시작이니 4주 차인가) 여행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